패션
연예
엔터테인먼트
뷰티
문화/사회
트랜드
스타일링
컬렉션
스타

“내 맘대로 DIY 가방” 만드는 재미+유쾌한 재치, ‘나만의 가치 DNA’

2017. 06.16. 09:10:41

[매경닷컴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재미(fun)와 재치(wit)는 최근 소비시장에서 꼭 갖춰야할 덕목이 됐다. 위압적인 럭셔리에 대한 강한 열망이 도사리고 있는 패션에서조차 제품뿐 아니라 구매 행위에서도 재미와 재치가 중요한 키워드로 부상했다.

이 같은 소비 트렌드 변화의 흐름을 타고 ‘DIY(Do It Yourself) 핸드백’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취향에 따라 선택지가 다양한 옷과 달리 핸드백은 공산품처럼 브랜드가 제시하는 제품을 수동적으로 구매해왔다. 그러나 브랜드들이 몸체는 물론 스트랩, 장식품 등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게 하는 DIY 과정이 추가된 제품 그룹을 출시해 관심을 끌고 있다.

보는 것만으로 웃음 짓게 하는 영국식 펑키 감성이 담긴 ‘안야 힌드마치(Anya Hindmarch)’는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즉 DIY를 콘셉트로 하는 제품 그룹 ‘빌드 어 백(Build A Bag)’으로 럭셔리 브랜드의 새로운 가치를 제안해왔다. 이에 이번 시즌에는 버킷백 몸체에서부터 부속품을 선택할 수 있는 컬렉션을 오는 19일부터 28일까지 열흘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전시 판매한다.

두 사이즈에 6가지 컬러로 구성된 몸체를 시작으로 밍크, 쉬어링(양털), 이국적인 느낌의 가죽까지 다양한 소재와 색상의 손잡이와 자수, 스티커, 가죽 등 여러 버전의 어깨 스트랩 등을 추가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참, 핸들, 열쇠고리, 스티커, 테슬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루이까또즈(LOUIS QUATORZE)는 지난 3월 펩백(fab bag)을 출시했다. 스터드 장식으로 앞판과 뒷판의 컬러를 달리해 직접 조립하듯 완성하는 이 가방은 뒷면이 2가지, 앞면 5가지 컬러로 구성됐으며 연결부위의 스터드가 장식 역할을 해 심플한 포멀과 엣지 있는 캐주얼 무드를 모두 충족한다.

파인드 카푸어(FIND KAPOOR)는 고가에 포지셔닝 된 위 브랜드들과 달리 소비자들이 10만원을 조금 넘는 가격으로 DIY 제품을 완성할 수 있는 합리적인 선택지를 제시했다. 핑고백은 하나의 몸체와 길고 짧은 두 개 스트랩의 간편한 구성이지만 몸체가 12개, 핸드 스트랩 16개, 긴 스트랩 23개로 최대 1000가지 조합이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DIY 가방의 유행은 자신이 가치 있게 생각하는 제품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포미족과 제조사에서 제시하는 표준방법대로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창조해 내는 모디슈머 등 소비자들이 주체적으로 최종 완제품을 만들어내는 최근 경향을 반영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패션에서 당연한 듯 인식되던 포미족, 다소 낯설었던 모디슈머 이런 키워드들이 다시 부상하는 데는 구매 과정에서 ‘재미’를 추구하고 완제품에서 자신만의 ‘재치’가 드러나는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높이지는 현상에 기인한다.

‘안야 힌드마치’의 창립자 안야 힌드마치는 “가방이 품질이 좋고 비싸기만 하다고 럭셔리가 아니다. 재미있고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제품이 진정한 럭셔리다”라며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자신만의 가치론을 피력했다. 이런 안야 힌드마치의 철학은 론칭 이래 지금까지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과 비스포크(bespoke) 제품을 생산해내는 근간이 됐다.

그러나 스스로 선택하고자하는 욕구에 비해 자신만의 조합으로 완성해내는 검증되지 않는 완제품에 대한 불안감이 판매에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한다.

루이까또즈 관계자는 “출시 초반에는 이렇다 할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5월 조여정 공항패션으로 제품이 노출되면서 입소문을 타 소비자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이는 아직까지는 DIY 콘셉트 하나만으로 소비자들을 유인할 수 없다는 분석을 가능케 해 앞으로 DIY 제품을 제시함에 있어서 소비자를 유인할 만한 요소가 더 추가돼야 함을 시사했다.

소비자 변화의 흐름을 타고 DIY를 브랜드 콘셉트로 내건 파인드 카푸어는 핑고백 시리즈로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 지금은 오프라인으로 유통망을 확장했다. 파인드 카푸어 측은 “지난 2016년 여름 핑고백을 출시했는데 올해 4월부터 눈에 띄게 판매량이 증가하기 시작했다”라며 “올봄 옐로 그린 등 유니크 컬러들이 추가되면서 판매량 변화가 감지됐다”라고 설명했다.

파인드 카푸어의 이 같은 변화는 캔디 컬러처럼 친숙하면서도 튀는 컬러들이 DIY 콘셉트의 재미를 강화하는 요소로 작용한 것이 주된 이유로 분석된다.

DIY는 패션 소비의 필요충분요건인 ‘유행을 따른다는 공감대를 공유하면서도 그럼에도 다른’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이중 심리를 파고들어감으로써 관심을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 콘셉트가 일시적 흐름에 그칠지 아니면 대중적인 파급력을 가질지는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안야 힌드마치, 루이까또즈, 파인드 카푸어, 티브이데일리 제공]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