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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향기, 열여덟에 만난 ‘신과함께’ 그리고 11년차 배우 [인터뷰②]

2017. 12.27. 00:00:00

김향기

[시크뉴스 김다운 기자] 열여덟 고등학생과 11년차 배우,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듯한 두 개의 수식어는 모두 배우 김향기를 가리키고 있다. 3살의 나이에 광고로 데뷔해 6살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그녀는 10대 소녀의 풋풋하고 사랑스러운 매력 뒤에 오랜 연기 경력에서 나오는 여유를 갖추고 있었다. 마냥 귀엽고 해맑아 보이지만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끝까지 자신의 망자를 지키는 영화 속 덕춘처럼 말이다.

지난 21일 서울시 중구 삼청동 모처에서 김향기가 시크뉴스와 만나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이하 ‘신과함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올라가는 중요한 시기에 자신의 필모그래피 중 역대급 대작 ‘신과함께’를 만난 김향기는 작품에 들어가기 전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그때가 딱 고등학교에 올라갈 때였다. 새로운 환경에 가서 부담도 컸고 워낙 좋은 작품의 기회를 얻다 보니 학교생활도 잘 하고 싶고 작품도 잘 하고 싶어서 욕심이 커졌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 스트레스를 많이 쌓아갔던 것 같다. 저는 모든 작품을 할 때 작품에 들어가기 직전에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달한다”

작품에 대한 고민들은 다른 배우들과 비슷했지만 새 학기가 시작되며 친구 사이에 대해 고민하고 걱정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평범한 여고생이었다. 여러 가지 부담과 걱정이 한 번에 쏟아지면서 힘든 시기를 겪기도 했지만, 늘 그랬듯 그녀는 연기도 학교생활도 똑 부러지게 해내는 야무진 배우이자 학생이었다.

“새로운 환경에 들어갔으니까 처음 보는 친구들은 저를 신기해할 수밖에 없다. 그런 거에 대해서 고맙긴 하지만 이 친구들이 나를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친구로서 진심으로 대하기 힘들어 할까봐 걱정했다. 성격상 공부도 포기를 못해서 좀 힘들어했는데 촬영을 하고 나니 쓸데없는 걱정이 됐다. 스트레스를 저 혼자 크게 받아들인 것 같다. 이정도만 걱정해도 되는 걸 굉장히 부풀려서 걱정을 했던 거다. 촬영장에 들어가면 제가 연기에 집중을 해서 그런지 연기를 좋아해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그런 생각(걱정)이 확 사라진다. 그래서 다른 생각이 안 들고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돼서 스트레스도 풀리더라”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신과함께’ 촬영은 약 1년 동안 이어졌고 김향기는 그 동안 두 번의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거쳤다. 연기와 공부 두 가지를 병행하느라 지칠 법도 하지만 그녀는 두 가지를 함께 할 수 있는 지금을 즐기는 듯 했다.

“주지훈 삼촌이 (‘신과함께’) 촬영하는 동안 (제가) 두 번의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있어서 힘들었다고 하셨는데 틈틈이 쉬는 타이밍도 있었고 영화가 길고 2부를 같이 찍다 보니 중간에 길게 쉬는 틈이 있어서 그때 공부를 했다. 집에서 혼자 공부를 많이 하고 시험기간에는 암기할 게 많아서 열심히 암기를 했다. 연기 하는 건 즐겁고 스트레스가 아니어서 양쪽에서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았다”


아무것도 모르던 시기에 우연히 시작한 연기였지만, 지금 김향기에게 연기만큼 적성에 맞고 즐거운 일도 없다. 아직 한참 어리기만 한 그녀가 ‘연기를 하고 싶다’고 느낀 순간은 언제부터였을까.

“제가 연기를 좋아한다고 느낀 게 6학년 때다. 그 시기에 ‘늑대소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하고 잠깐 쉬고 있었는데 연기를 안 하니까 제 자신이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심심하고 지루하고 ‘연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자꾸 들더라. 그러다 또 작품 기회가 들어오니까 너무 좋아서 ‘어떻게 이걸 잘 표현할까’ 고민하게 되고 그러면서 ‘나는 연기하는 게 즐겁구나’라는 걸 느꼈다. 그 이후에 찍은 게 ‘여왕의 교실’이다. 그런 생각을 한 상태로 들어가니까 초반에 긴장도 많이 하고 굳어있었고 작품에 들어가서 굉장히 많이 배웠다”

그렇게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신과함께’를 만났다. 어리고 귀여운 이미지의 덕춘 캐릭터는 김향기의 이미지와도 잘 어울렸지만 저승차사라는 독특한 캐릭터, CG기술이 덧입혀질 그린매트 연기, 1‧2부 동시 제작이라는 큰 스케일은 김향기에게 큰 도전이었다. 그리고 그 도전은 관객들의 호평이라는 값진 결과물을 낳았다.

“덕춘이도 학생은 학생인데 배경이 학교가 아니다보니 색다르게 느끼시는 것 같다. 배우로서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고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드리고 싶은 건 당연한 거다. ‘여기 나온 애가 얘였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런 말을 들으면 이미지가 다르다는 거니까 기분이 좋다. 배우로서 이미지를 바꿀 수 있다는 건 큰 행운인 것 같다”

연기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김향기 스스로에게도 ‘신과함께’는 많은 것을 배우게 해준 작품이었다. 어머니,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신과함께’를 촬영하고 관람하면서 그녀는 가족에게 무심했던 자신에 대해 반성하며 부쩍 철이 든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저는 일단 천륜지옥은 통과를 못 할 것 같다. (웃음) 가장 가까워서 가족에게 그만큼 화를 많이 내고 짜증도 낸다.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현장에 같이 다녀서 많이 기대고 있다 보니 엄마한테 짜증을 내는 게 많다. 그 전에는 그냥 사과도 안하고 ‘가족이니까 풀리겠지’ 했다면 이제는 저도 모르게 화를 내면 마음에 걸리는 게 생겨서 괜히 집에 가서 문자로 소심하게 ‘미안하다’고 얘기한다. 그런 점이 ‘신과함께’ 촬영하면서 좀 바뀐 것 같다”

얼마 남지 않은 10대, 열여덟의 마지막을 ‘신과함께’로 장식하게 된 김향기는 누구보다 행복한 연말을 보내고 있을 터. 끝으로 그녀는 한 해를 보내고 2018년을 기다리면서 기특하고 따뜻한 새해 바람을 전했다.

“올해 마무리를 ‘신과함께’와 같이 하게 돼서 너무 좋고 내년에는 고3이고 10대의 마지막이니까 많은 추억을 남기고 싶다. 요즘에 드는 생각이 있는데 그냥 제 주변에 있는 분들이 다 심적으로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신과함께’를 찍으면서 그런 생각이 드는 건지 모르겠는데 요즘 들어 그런 생각을 한다”

[김다운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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