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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읽기] 2018 최강 스캔들 이재명 조재현, 가족 예능 출연자에 대한 국민의 배신감

2018. 08.09. 17:21:47

경기도지사 이재명, 배우 조재현

[시크뉴스 한숙인 기자] 연예인과 정치인은 의도적이든 아니든 대중과 거리를 둔 신비 전략이 생존의 필수 조건이다. 그러나 예능 프로그램이 미디어를 장악한 ‘예능 홍수시대’는 이들에게 더는 신비감이라는 아우라를 허락하지 않는다.

개그맨, 아이돌 등 양적 노출이 중요한 이들로 시작해 사생활 노출을 꺼리는 배우를 끌어들인 것도 모자라 정치인까지 모셔다 놓는 그들의 놀라운 섭외력은 이들과 대중 사이에 놓인 최소한의 심리적 경계선을 허물었다.

‘리얼리티 예능’이라는 타이틀을 내건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들 중 베일에 싸인 배우와 정치인이 출연해 폭발적인 성공을 거둔 프로그램은 ‘가족 예능’이다.

우연인 듯 필연인 듯 가족 예능을 통해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인 SBS ‘일요일 좋다-아빠를 부탁해’(이하 ‘아빠를 부탁해’ 2015년) 조재현과 같은 방송사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2017년) 이재명은 2018년 8월 현재 추문의 주인공으로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배우 조재현과 경기도지사 이재명은 가족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적 스타로 부상했다. 그러나 예능을 통해 얻은 친근감과 호감도는 2018년 추문의 주인공이 된 그들을 압박하는 날카로운 무기가 됐다.

조재현은 카리스마 배우로 오랜 시간 군림해왔다. 성적 폭력적 수위가 높은 김기덕 감독의 마이너 영화에 출연해온 조재현에게 ‘연기 잘 하는 배우’라는 타이틀을 안긴 것은 한 여자만을 지고지순하게 사랑하고 자식들에게 모든 것을 바치는, 남자이자 아버지 한억권으로 출연한 SBS ‘피아노’(2001년)였다.

이후 선과 악을 오가며 카리스마 배우로 명성을 쌓아 인정받는 중견 배우가 된 그는 ‘아빠를 부탁해’에서 자신과 같은 길을 걸으려는 딸을 응원하지도 그렇다고 말리지도 못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며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배우로서는 프로지만 아버지로서는 아마추어인 그의 모습에서 시청자는 현 시대를 사는 서툴기만 한 가장의 모습을 발견하고 공감했다.

그러나 지난 2월부터 시작된 미투(#MeToo) 운동에서 조재현이 이름이 거론되기 시작되면서 상황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치달았다.

조재현은 언론을 통해 이름이 거론되기 전 매체에 직접 전화를 거는 수고로운 노력을 기울였다. 겸손하게 집요하게 부정한 노력에도 결국 그의 이름은 공개됐고 그는 성폭력 가해자임을 인정했다. 가해자 리스트에 오른 故 조민기와 함께 ‘아빠를 부탁해’ 출연했던 조재현은 딸을 가진 아버지라는 사실과 그 딸이 누군지 잘 알려져 있었기에 대중의 충격은 더 컸다

이후 모든 것을 인정하고 배우 일선에서 빠진 그는 최근 KBS2 ‘PD 수첩-거장의 민낯’에서 추가 성폭력 사실이 폭로되면서 다시 한 번 대중의 공분을 사고 있다. 김기덕 감독과 함께 ‘PD 수첩’을 통해 폭로된 의혹에 대해 ‘합의된 성관계’임을 주장하고 있지만 대중은 성관계의 합의 여부 이전에 이미 비도덕적 성관계가 이뤄졌다는 전제에 주목하며 그가 밝히려는 진실에 더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피아노’ 이후 17여 년간 쌓아올린 대중에게 인정받는 배우 조재현의 이력은 그렇게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조재현의 성 추문이 인간의 동물적 본능을 다루는 김기덕 감독 영화의 구도를 충실히 따른다면 경기도지사 이재명을 둘러싼 의혹은 잔혹 느와르를 현실로 끌어낸 듯한 사건과 정황이 보는 이들을 아연실색하게 한다.

이재명 도지사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인 지난 2017년 3월 제19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으로 처음 미디어에 등장했다. 대선 후보는 당연히 문재인 현 대통령의 몫이었지만 당시 거침없는 거친 말과 행동을 하는 이재명은 미디어에서 스타감으로 인정받았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를 스타로 만든 SBS가 2018년 현재 그에게 정치적 위기를 안기고 있다는 점이다.

이재명 도지사는 성남시장 재임시절인 지난해 KBS2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 출연해 대학교에서 만나 변호사를 거쳐 정치인이 된 지금까지, 자신의 곁을 지킨 부인 김혜경과의 일상을 공개했다.

거침없는 정치인의 모습 그대로 일상에서도 ‘무대포’ 성향을 드러내는 이재명에게 대중은 거부감을 보이기보다 내 남편, 내 아빠의 모습을 발견하고 웃음으로 공감했다. 그러나 예능에서 보여준 이미지를 180도 뒤엎는 의혹이 연달아 터졌다.

6.13 선거를 앞두고 터진 김부선과의 추문은 시작에 불과했을 뿐 이후 조폭 연루설에 친형과 성남시민 김사랑의 정신병원 강제입원 의혹까지 듣는 것만으로 등골이 서늘해지게 했다.

6.13 지방선거 당시 경기도지사 자리를 놓고 자유한국당 남경필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두 후보 모두 가정사에서 결정적인 핸디캡 있는 상태에서 깎아 내리기 경쟁을 벌이던 중 배우 김부선이 이재명 후보와 자신이 과거 연인 관계였음을 폭로했다.

남경필 쪽으로 기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상황은 정반대였다. 이미 과거사로 묻어버린 대중의 표심은 끝까지 이재명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도지사 자리에 오른 후에도 의혹은 끊이지 않았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난 7월 21일 ‘조폭과 권력-파타야 살인사건, 그 후 1년’에서 이재명 도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석연치 않은 정황들을 제시하면서 조폭과 연루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재명 도지사는 방송이 나간 후 ‘이재명 죽이기’ ‘음해공작’ 등의 표현과 함께 소설처럼 조작 왜곡하고 있다며 SBS를 맹공격하고 있다.

이재명을 둘러싼 의혹이 터지기 시작하면서 리얼리티는커녕 진부한 느와르라는 혹평을 받았던 영화 ‘아수라’(2016년)가 다시 주목받았다. 극 중 안남시장 박성배가 실존인물을 모델로 했으며 그 인물이 당시 성남시장 이재명이라는 추측이 사실인 듯 흘러나왔다.

이어 지난 5일 장영하 바른미래당 전 성남시장 후보의 기자회견은 ‘그것이 알고 싶다’가 제기한 의혹에 하나 더 보탰다. 그는 기자회견 전날 공개된 이재명 도지사 부인 이재명 부인 김혜경으로 추정되는 인물과 조카라고 지칭되는 인물 간의 통화 내용을 언급하며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입원하게 했다는 의혹이 사실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이 알고 싶다’의 조폭 연루설, 장영하 변호사가 제기한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켰다는 주장과 성남시민 김사랑 의혹까지 아수라의 현실판을 보여주는 듯하다. 단 아수라는 허구라는 점을 명시한 반면 이재명을 둘러싼 현실판 의혹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라는 점만 다를 뿐이다.

이재명을 둘러싼 의혹의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대중은 ‘동상이몽’에서 보여준 50대 남편들을 대변하는 듯한 적당히 이기적인 그러나 미워할 수 없는 이재명의 모습에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에게 보여준 친근감과 호감도를 거둬들이기 시작했다.

안희정이 미투 운동에서 성폭력 가해자라는 낙인이 찍힌 후 차기 유력 대선 후보로 거론되던 이재명이지만 그 역시 그 자리를 낙관할 수 없게 됐다.

조재현이 배우로 다시 복귀하고 이재명이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100% 깨끗하게 해명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그렇게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다. 어떤 사건 사고를 쳐도 쉽게 잊히는 정보 소모 사회에 이들의 추문 역시 쉽게 잊힐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을 향했던 호감도는 가족 예능을 통해 쌓은 친밀감과 신뢰에 기반했던 만큼 대중의 망각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숙인 기자 news@fashionmk.co.kr/ 사진=시크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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